
시국이 하 수상한 요즘, 특히 공무집행방해죄에 대한 관심이 많다. 공무집행방해죄는 직무를 집행하는 공무원에 대하여 폭행 또는 협박함으로써 성립하는 범죄로(형법 제136조 1항) 매우 빈번하게 발생한다.
실무상 가장 쟁점이 되는 부분은 ‘적법한 공무집행’이 있었는지 여부로서, 대법원은 “적법한 공무집행은 그 행위가 공무원의 추상적 권한에 속할 뿐 아니라 구체적 직무집행에 관한 법률상 요건과 방식을 갖춘 경우를 가리킨다.”고 판시한 바 있다(大判 2006도148).
‘적법한 직무집행’과 관련하여, 최근 있었던 흥미로운 사건 하나를 소개하고자 한다. 피고인은 파출소 앞 도로에서 ‘손님이 마음대로 타서 안 내린다’라는 운전기사의 방문신고를 받고 현장으로 출동한 위 파출소 소속 A와 B로부터 ‘승차 거부와 관련하여서는 120번으로 민원을 접수하면 된다’라는 설명을 듣고도 위 경찰관들에게 사건을 접수해 달라고 항의하고, 갑자기 ”아이 씨 좀 다르잖아!”라고 크게 소리치며 위 A에게 몸을 들이밀어 위 B로부터 이를 제지받자 화가 나, “왜 미는데, XX!”이라고 욕설하면서 손으로 B의 몸을 4회 밀쳐, 위 경찰관들의 신고사건 처리에 관한 정당한 직무집행을 방해한 공소사실로 기소되었다.
이에 대해, 1심 및 2심은 피고인에게 무죄를 선고하였다. 1심은 피고인의 승차거부행위 신고를 경찰관들이 접수하지 않은 행위가 위법 내지 부당하며, 이에 대해 항의한 피고인의 행위는 사회통념상 상당한 정도를 넘어선 것으로 보이지 아니하므로 정당행위에 해당하여 무죄라고 보았고, 2심은 ① 당시 상황상 경찰관들은 별다른 증거가 없다고 판단하여 피고인의 승차거부 신고를 접수하지 않은 것이고 전체 상황을 고려하면 경찰관들의 직무집행은 적법하나, ② 피고인의 입장에서는 단지 고성으로 항의만 하였을 뿐 유형력을 행사하려 한 것이 아닌데, B가 유형력을 행사하면서 자신을 밀치고 당기는 등의 행위를 하자 이에 저항한 것으로서, 당시 B의 유형력 행사가 경찰권 남용으로 위법하다고 오인할 만한 정당한 사유가 있었는 바 이른바 ‘위법성 전제사실에 대한 착오’가 있어 피고인의 책임이 조각되므로 무죄라고 판시하였다. 즉, 피고인이 경찰관의 직무집행이 위법하지 않음에도 위법한 직무집행이 있다고 ‘사실’을 착오한 것이므로 책임이 조각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대법원은 피고인을 유죄라고 보았다. 대법원은 ① 당시 A,B가 피고인이 신고한 승차거부 사건을 경찰 소관이 아니라 지방자치단체 소관이라고 판단하여 접수하지 않은 것은 적법한 직무집행이고, ② 위와 같은 A, B의 안내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이 술에 취하여 계속 항의를 하다가 갑자기 A에게 고성을 지르고 몸을 들이밀면서 다가갔는 바, 당시 A는 차량이 통행중인 도로를 등지고 있었고, 남성인 피고인은 여성 A보다 더 큰 체격을 가지고 있었으며, 극도로 흥분한 피고인이 A를 실제로 도로 방향으로 미는 등 유형력을 행사할 경우 A가 크게 다칠 위험이 있었으므로 이러한 상황에서 B가 피고인을 급하게 밀쳐내는 방법으로 피고인와 A를 분리한 조치는 경찰관 직무집행법 제6조 소정의 ‘범죄의 예방에 제지’에 관한 적법한 공무에 해당하며, ③ 원심과 달리, 피고인은 ‘사실’을 착오한 것이 아니라 자기가 행한 행위가 법령에 의하여 죄가 되지 아니한 것으로 오인한 바 형법 제16조가 적용되어(즉, 위법성 전제사실에 대한 착오의 문제가 아님) 피고인에게 오인할만한 정당한 이유가 있는지 여부가 문제되는 사안이며, ④ 당시 피고인은 술에 취하여 근거 없는 항의를 계속한 바, 피고인이 스스로 오인의 계기를 제공하지 않았거나 이러한 상황에서 일반적으로 기대되는 정도의 오인 회피 노력을 기울이지 않았으므로 피고인이 자신의 행위가 죄가 되지 아니한 것으로 오인한 것에 정당한 이유가 없는 바 공무집행방해죄가 성립되며, ⑤ 설령, 피고인에게 자신을 제지한 B의 행위가 위법하다고 오인할 만한 정당한 이유가 있더라도, 이는 B를 밀친 최초 행위를 정당화할 근거가 될 수는 있을지 몰라도, 이후에 B가 피고인에게 먼저 유형력을 행사하지 않았음에도 B에게 유형력을 행사한 피고인의 행위까지 정당화하는 근거가 될 수 없다고 판시하였다.
피고인이 ‘사실’을 착오한 것이 아니고, 당시 경찰관들의 적법한 공무집행이 있었으나 다만 자신의 행위가 죄가 되지 아니한 것으로 오인한 것이므로 형법 제16조가 적용되어야 한다는 대법원의 판단이 타당하다고 생각한다. 또한, 위 판결은 주의 깊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주관적으로 공무원 등의 공무집행이 부적법하다고 생각한다고 하여 무죄가 되는 것은 아니며, 실무상 그와 같이 착각하여 항의하였다고 하더라도 무죄를 선고받는 경우는 극히 드물기 때문이다.
법무법인 태림 서울 본사무소 김진만 변호사